
AI를 둘러싼 논의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많은 기업과 기관이 이미 AI를 도입하고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AX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전략을 세우려는 순간,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막힌다. 새로운 기술을 더 도입해야 하는지, 기존 과제를 확장해야 하는지, 아니면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한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 우리 조직의 AX 역량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스스로도 명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AX 전략은 미래를 설계하는 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현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린 로드맵은 실행되지 않고, 실행되지 않는 전략은 조직에 피로만 남긴다. 2025년을 지나오며 금융, 제조, 인프라 산업의 AX 전략을 함께 고민하면서 점점 분명해진 것은,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먼저 무엇이 준비되어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이 글은 그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AX 전략을 논의하기 전에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과,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고민하며 만든 AX 역량진단 모델에 대한 이야기다.
1. AX 전략을 수립하며 가장 먼저 부딪힌 질문
2025년 한 해 동안 금융, 제조, 인프라 산업을 대상으로 AX 전략 수립을 진행하면서 산업은 달라도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장면이 있었다. 각 기업과 기관은 이미 “AI를 도입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동의하고 있었고, 실제로 여러 형태의 AI 과제도 추진 중이었다. 하지만 전략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대화는 빠르게 막히곤 했다.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는지는 나열할 수 있었지만, 그 결과 우리 조직의 AX 역량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들었던 질문은 새로운 기술이나 과제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요?”보다 먼저 나왔던 질문은,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건가요?”였다. AX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AI 과제를 추가하는 일이 아니라, 조직의 운영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바꾸는 일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정하기 전에, 현재 조직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는 일이 먼저라는 생각이 점점 더 분명해졌다.
문제는 그 ‘현재 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와 기준이 없다는 점이었다. 어떤 조직은 데이터 인프라는 잘 갖추고 있었지만, 경영 차원의 전략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었고, 또 다른 조직은 AI 기술 실험은 활발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조직이 스스로를 “AX를 추진 중”이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이 간극을 설명하지 못하면, 전략은 늘 추상적인 방향 제시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AX 전략을 논의할수록 한 가지 질문으로 수렴하게 되었다. “우리 조직의 AX 역량은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어떤 전략도 설득력을 갖기 어렵고, 실행으로 이어지기도 힘들다. 이 문제의식이 이후 AX 역량진단 모델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된 출발점이었다.
2. 왜 AX 전략 수립 전에 ‘역량 진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가
AX 전략을 논의하다 보면, 대화는 빠르게 “무엇을 할 것인가”로 흘러간다. 어떤 AI 기술을 도입할지, 어떤 과제를 우선 추진할지, 어떤 조직을 새로 만들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전략 논의가 이 단계에서 시작되면, 대부분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다. 계획은 그럴듯하지만 실행이 어렵고, 실행되더라도 기대했던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전략이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전략이 놓여야 할 현실의 바닥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느꼈다.
현재 상태를 모른 채 전략을 세우면, 전략은 자연스럽게 평균적인 수준에 머문다. 이미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조직에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계획이 되고, 아직 준비가 부족한 조직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목표가 된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많은 조직들이 “우리는 아직 이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거나 “지금 이걸 하기에는 내부 준비가 부족하다”는 말을 전략 수립 과정 중간에 꺼내곤 했다. 이는 전략이 틀려서가 아니라, 전략 논의 이전에 현재 역량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성숙도 진단 없이 추진되는 AX 전략은 몇 가지 공통된 한계를 보였다. 첫째, 전략이 기술 중심으로 흐르기 쉽다. 조직, 프로세스, 성과와 같은 요소는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채 AI 과제 목록만 늘어난다. 둘째, 전략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렵다. 모든 과제가 중요해 보이지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 셋째, 전략이 실행 단계로 넘어가면서 내부 저항이나 혼선이 커진다. 구성원 각자가 생각하는 ‘우리 조직의 현재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략이 반복해서 수정되거나, 실행되지 못한 채 다음 연도로 미뤄지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AX 전략은 매년 새롭게 수립되지만, 조직의 실제 변화 속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 반복을 끊기 위해서는 전략을 세우기 전에, 현재 조직의 AX 역량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단순한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조직이 지금 어떤 단계에 있으며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줄 수 있는 기준 말이다.
그래서 AX 전략 수립의 출발점은 새로운 과제가 아니라, 현재 상태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AX 역량진단 모델은 전략을 대신해 주는 도구가 아니라, 전략이 현실 위에 놓일 수 있도록 돕는 전제 조건에 가깝다. 이 전제가 명확해질 때에야 비로소, AX 전략은 실행 가능한 이야기로 바뀌기 시작한다.
3. AX 역량진단 모델을 만들며 가장 많이 고민했던 세 가지
AX 역량진단 모델을 만들기로 마음먹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고민은 단순했다. AX 수준을 도대체 어떻게 진단할 것인가였다. AI 기술의 도입 여부나 프로젝트 수는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AX는 그보다 훨씬 넓은 개념이다. 기술이 조직의 전략과 운영, 의사결정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문제는 이 영역이 숫자나 지표로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단순히 기술 성숙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는 AX를 설명할 수 없다는 판단부터 분명히 해야 했다.
두 번째 고민은 DX 역량진단 모델과의 차별성이었다. 이미 많은 조직이 DX 성숙도 진단을 경험하고 있었고,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프레임도 많았다. 하지만 AX를 DX의 연장선으로만 정의하면, 결국 기존 모델의 항목을 조금 바꾸는 수준에 그칠 위험이 있었다. DX 진단이 주로 “디지털이 얼마나 도입되었는가”를 본다면, AX는 “AI가 조직의 의사결정과 운영에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 기술 도입 여부가 아니라 운영 방식의 변화와 내재화 수준을 중심에 두는 모델이 필요했다.
세 번째 고민은 가장 현실적인 문제였다. 아직 AI 도입 초기 단계에 있는 조직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대부분의 기업과 기관은 이제 막 AI를 도입하거나 실험하는 단계에 있다. 이 상태에서 너무 높은 기준을 적용하면, 진단 결과는 대부분 낮은 점수로 수렴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진단은 방향을 제시하는 도구가 아니라, 단순히 좌절감을 주는 평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기준을 지나치게 낮추면, 진단의 의미 자체가 흐려진다.
이 세 가지 고민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 진단 모델은 ‘누가 잘하고 있는지를 가려내는 평가’가 아니라, ‘지금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고 다음 단계를 제시하는 도구’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점수 자체보다 단계의 의미를 더 중요하게 두었고, 현재 수준이 낮게 나오더라도 “무엇이 부족한지”와 “다음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가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구조를 설계하려 했다.
AX 역량진단 모델은 이 세 가지 고민 위에서 만들어졌다. 완벽한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AX 전략을 논의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질문들을 정리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다음으로는, 이런 고민들이 DX 역량진단과 AX 역량진단을 어떻게 다르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4. DX 역량진단과 AX 역량진단의 결정적 차이
DX 역량진단은 분명 한 시대를 잘 설명해 온 도구였다.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던 시기에는, 시스템이 얼마나 디지털화되어 있는지, 데이터가 얼마나 전산화·자동화되어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실제로 DX 진단은 종이에서 시스템으로, 수작업에서 자동화로 이동하는 과정을 점검하는 데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했다.
문제는 AX 전략을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였다. DX 진단에서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가”, “데이터가 쌓이고 있는가”, “자동화가 되었는가”가 중요한 질문이었다면, AX에서는 그 질문만으로는 부족했다. 시스템과 데이터가 이미 어느 정도 갖춰진 조직에서도, AI는 여전히 파일럿 단계에 머무르거나 실제 의사결정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AX 관점에서 보니, DX 진단이 잘 작동하던 영역과 한계를 드러내는 지점이 분명해졌다. DX 진단은 도입 여부와 구축 수준을 보는 데 강점이 있었지만, AI가 조직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까지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데이터 플랫폼이 구축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데이터가 AI 학습과 예측에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지, 결과가 운영이나 정책 결정에 반영되고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
AX 역량진단에서 가장 달라진 지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기술이 있느냐 보다, 기술이 어떻게 쓰이고 있느냐를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단순한 기술 도입이나 시스템 보유 여부가 아니라, AI가 조직의 운영 흐름 안에 들어와 있는지, 사람의 판단을 어떻게 보완하고 있는지를 중심에 두었다. 그래서 AX 진단은 기술 진단이라기보다 운영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진단에 가깝다.
또 하나의 차이는 시간 축이다. DX 진단은 현재의 구축 상태를 비교적 정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는 반면, AX 역량진단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전제로 한다. AI는 도입 이후에도 계속 학습하고, 개선되고, 확장된다. 따라서 AX 진단은 “지금 몇 점인가”보다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묻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 AX 역량진단은 DX 역량진단의 상위 버전이 아니다. 두 진단은 질문 자체가 다르다. DX가 “디지털 전환이 얼마나 진행되었는가”를 묻는다면, AX는 “AI가 조직의 판단과 운영을 얼마나 바꾸고 있는가”를 묻는다. 이 차이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AX 전략은 기존 DX 전략의 반복이나 확장에 그치기 쉽다.
이러한 인식 차이 위에서 AX 역량진단 모델을 설계했고, 그 과정에서 또 하나의 현실적인 고민이 따라왔다. “점수가 너무 낮아져서 이 진단이 의미 없어지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이었다. 다음에서는 이 고민과 그에 대한 설계상의 선택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5. 점수가 너무 낮아져서 의미 없어지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
AX 역량진단 모델을 설계하면서 가장 현실적으로 고민했던 부분은 점수였다. 기준을 조금만 높게 잡아도, 진단 결과는 쉽게 바닥으로 떨어진다. 실제로 많은 기업과 기관이 AI를 “도입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 운영과 의사결정 단계까지 AI를 깊게 활용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대부분의 조직은 낮은 점수에 머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점수가 너무 낮아지면, 진단은 방향을 제시하는 도구가 아니라 평가를 위한 평가가 된다. “우리는 아직 멀었다”는 결론만 남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메시지는 전달되지 않는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대규모 조직의 경우, 이런 결과는 오히려 AX 논의 자체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기준을 과도하게 낮출 수도 없었다. 점수가 높게 나오도록 설계하면, 진단은 위로만 받는 도구가 되고 만다. 실제로는 파일럿 수준의 AI 활용에 머무르고 있음에도, 스스로를 ‘고도화 단계’로 인식하게 되는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역시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고민의 방향은 점수 그 자체가 아니라 단계와 흐름으로 옮겨갔다. 이 AX 역량진단 모델은 “몇 점인가”를 강조하기보다는, 지금이 어느 단계이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무엇이 부족한지를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다. 낮은 점수도 ‘실패’가 아니라, 현재 위치를 정확히 짚어주는 신호가 되도록 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단계 구간과 문항 설계에서도 균형을 잡으려 했다. 단순히 기술 도입 여부만으로 점수가 급격히 오르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전략·조직·운영·성과 등 여러 요소가 함께 반영되도록 구성했다. 그 결과, AI를 막 도입한 조직도 “아무것도 안 했다”는 평가를 받기보다는, 어디까지 준비되어 있고 무엇이 아직 부족한지를 상대적으로 명확히 볼 수 있게 했다.
이 고민을 거쳐 만들어진 점수 체계는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최소한, AX 역량진단이 조직에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시작하게 만드는 역할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철학은 다음에 설명할 AX 역량진단 모델의 전체 구조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6. 그렇게 설계한 AX 역량진단 모델의 기본 구조
앞선 고민들이 실제 모델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설명하려면, 먼저 이 AX 역량진단 모델의 기본 구조부터 짚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모델은 복잡한 계산식이나 알고리즘보다는, 조직이 스스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었다.
가장 기본적인 방식은 단순하다. 각 문항에 대해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평균 내어 전사 AX 역량 점수를 산출한 뒤 100점 만점 기준으로 환산한다. 이 방식은 점수 산출 과정을 최대한 투명하게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 “어떻게 해서 이 점수가 나왔는지”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진단 결과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을 줄일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전사 평균 점수 하나만으로는 조직의 상태를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 모델에서는 전사 점수와 함께 부문별 점수를 반드시 함께 보도록 설계했다. 경영·전략은 상대적으로 준비되어 있지만, 데이터 인프라나 운영 영역은 취약한 조직도 있고, 반대로 기술 도입은 빠르지만 거버넌스나 성과 관리가 뒤처진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평균 점수만 보면 이런 차이가 쉽게 가려진다.
또 하나의 중요한 구조적 특징은, 이 모델이 특정 산업이나 조직 유형에 최적화된 진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금융, 제조, 인프라, 공공기관 등 서로 다른 환경에서도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질문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세부 실행 방식은 다르더라도,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핵심 요소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는 이 진단 모델을 평가 도구가 아닌 관리 도구로 활용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단 한 번의 진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년 또는 주요 전략 수립 시점마다 반복해서 점검하며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점수의 상승·하락 자체보다, 어떤 영역이 개선되고 있고 어떤 영역이 정체되어 있는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AX 역량진단 모델의 기본 구조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도는 분명하다. 지금 조직의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리고 이 구조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 바로 다음에 소개할 6대 평가 영역이다.
7. AX 역량진단의 6대 평가 영역
AX 역량진단 모델을 설계하면서 가장 오래 고민했던 것 중 하나는, 무엇을 평가 영역으로 가져갈 것인가였다. 영역을 너무 많이 나누면 진단 자체가 부담이 되고, 반대로 너무 단순하면 AX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 여러 차례 구조를 바꾸고 문항을 정리한 끝에, 최종적으로 6개의 평가 영역으로 정리하게 되었다.
이 6대 영역은 단순히 중요해 보이는 요소들을 나열한 결과가 아니다. 실제 금융·제조·인프라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AX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 과제를 논의하면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던 지점들을 기준으로 정리한 결과다.
1) 경영 및 전략 리더십
AX는 기술 프로젝트가 아니라 경영 변화다. 그럼에도 많은 조직에서 AI는 여전히 실무 부서나 IT 조직의 과제로만 인식된다. 이 영역은 조직이 AI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경영진이 실제로 책임을 지고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설정했다. 비전·전략·KPI·리더십·윤리와 같은 요소들이 이 영역에 포함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AX가 전사 의제로 다뤄지지 않는다면, 그 이후의 모든 노력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2) 데이터 인프라
AX는 결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조직으로의 전환이다. 데이터가 없거나, 흩어져 있거나, 신뢰할 수 없다면 AI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이 영역에서는 단순히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수집-표준화-통합-공유-연계까지 이어지는 데이터 흐름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본다. 많은 조직에서 기술보다 먼저 막히는 지점이 바로 이 데이터 인프라라는 점에서, AX 진단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영역이었다.
3) AI 기술적용
AI를 쓰고 있는지 아닌지를 묻는 영역이 아니다. 이 영역의 핵심은 AI가 어디까지 활용되고 있는가다.
단순 분석 도구 수준인지,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단계인지, 아니면 운영과 서비스에 실제로 반영되고 있는지를 구분하기 위해 설계했다. 또한 모델의 성능과 신뢰성, 운영 관리 체계까지 함께 보도록 구성했다. “한 번 만들고 끝난 AI”가 아니라, 운영되는 AI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영역이다.
4) 조직 및 인재 혁신 역량
AX는 기술을 도입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일하는 방식이 바뀌는 문제다. 그래서 이 영역에서는 AI 전문 인력의 유무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의 AI 리터러시, 조직 차원의 거버넌스까지 함께 점검한다. 실제 진단을 해보면, 기술 수준은 높지만 조직이 따라오지 못해 AX가 정체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 영역은 그런 보이지 않는 병목을 드러내기 위해 포함되었다.
5) 프로세스 혁신
AI가 도입되었지만 업무 방식은 그대로인 조직도 많다. 이 영역은 AI가 실제 업무 프로세스를 얼마나 바꾸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일반 업무 자동화, AI 기반 의사결정, 나아가 지능형 운영 자동화까지 단계적으로 살펴보며, 조직이 여전히 ‘사람 중심 프로세스’에 머물러 있는지, 아니면 데이터와 AI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지를 진단한다.
6) 성과 및 확산
마지막 영역은 AX의 결과를 묻는다. 아무리 많은 AI 과제가 있어도, 성과가 측정되지 않거나 확산되지 않는다면 AX는 지속될 수 없다. 이 영역에서는 정량적 성과 관리 여부와 함께, AX가 일회성 프로젝트로 끝나지 않고 조직에 정착하고 있는지를 본다. 특히 중·장기 로드맵과 확산 전략을 함께 점검하도록 한 것은, AX를 지속 가능한 변화로 만들기 위한 의도였다.
이 6대 영역은 서로 독립적인 체크리스트가 아니다. 실제로는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고, 하나라도 약하면 전체 AX 수준이 제한된다. 그래서 이 모델에서는 특정 영역의 점수가 높다고 해서 AX가 성숙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며, 이 균형을 시간에 따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AX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8. AX 성숙도 5단계 모델이 의미하는 것
AX 역량진단 결과는 단순히 “점수가 몇 점인가”로 끝나지 않는다. 이 모델에서 점수는 목적이 아니라, 조직이 어떤 변화의 단계에 서 있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그래서 AX 역량을 5단계로 구분할 때도, 우열이나 평가를 가르는 기준이 아니라 조직 변화의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1단계: 도입기
도입기는 AI에 대한 관심이 막 생기기 시작한 단계다. 내부적으로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있지만, 전략·조직·데이터·프로세스 어느 것도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단계에서 가장 흔한 특징은 “일단 해보자”는 접근이다. PoC나 파일럿 과제가 개별적으로 추진되지만, 전사 전략과는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단계에서 무리한 확산이나 대규모 투자를 시도하면 실패 가능성이 높다. 이 시기의 핵심은 도입이 아니라 이해다.
2단계: 발전기
발전기는 AX에 대한 방향성이 서서히 잡히는 단계다. 일부 영역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조직 내에 AI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전담 조직이나 담당자가 생기기 시작하고, 데이터나 시스템을 정비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AX는 ‘부분 최적화’ 상태에 머무른다. 부서별로 추진 속도와 수준의 차이가 크고, 전체를 아우르는 관리 체계는 미흡한 경우가 많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확대보다 정렬이다.
3단계: 확산기
확산기는 AX가 조직 전반으로 퍼지기 시작하는 단계다. AI 활용 영역이 늘어나고, 의사결정 과정에도 점차 반영된다. 데이터 플랫폼, 운영 체계, 거버넌스가 어느 정도 갖춰지면서 운영되는 AI의 모습이 나타난다. 다만 이 단계는 가장 불안정한 시기이기도 하다. 성과는 늘어나지만, 동시에 복잡성도 급격히 증가한다. 이 시기에 명확한 우선순위와 기준이 없다면, AX는 다시 산만해질 수 있다.
4단계: 성숙기
성숙기는 AX가 조직의 일상적인 운영 방식으로 자리 잡은 단계다. AI는 특정 프로젝트가 아니라, 업무·운영·서비스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이 단계의 조직은 “AI를 도입할까?”를 고민하지 않는다. 대신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를 고민한다. 성과 관리, 리스크 관리, 인재 육성까지 AX 관점에서 연결되어 움직이기 시작한다.
5단계: 정착기
정착기는 AX가 조직의 기본 전제가 된 상태다. AI와 데이터 기반 운영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조직은 스스로 개선 방향을 찾아 고도화한다. 중요한 점은, 이 단계가 ‘완성’이나 ‘종착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술과 환경이 계속 변하는 한, AX 역시 계속 진화해야 한다. 이 단계의 조직은 변화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5단계 모델에서 중요한 것은, 각 단계마다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이 다르다는 점이다. 도입기 조직이 성숙기 전략을 따라 해도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숙기 조직이 도입기 방식에 머물러도 경쟁력을 잃게 된다. 그래서 AX 역량진단의 목적은 “얼마나 앞서 있는가”를 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위치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9. 약 400개 기업 진단을 통해 얻은 확신과 한계
이 AX 역량진단 모델은 책상 위에서만 만들어진 프레임이 아니다. 금융, 제조, 인프라 등 약 400개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실제 진단을 진행하면서 계속 보완되어 왔다. 그 과정에서 이 모델이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는 확신도 얻었지만, 동시에 아직 부족한 지점 역시 분명히 보이기 시작했다.
반복적으로 확인된 공통 패턴들
산업과 조직 규모가 달라도, 진단 결과에는 놀라울 만큼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 가장 많이 나타난 모습은 전략과 실행 사이의 간극이었다. AI에 대한 관심과 선언적 전략은 분명 존재하지만, 이를 실제 운영과 성과로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경영 및 전략 리더십 영역과 데이터 인프라 영역에서 점수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경영진의 관심은 높지만 데이터 기반이 따라주지 못하거나, 반대로 기술과 데이터는 갖추었지만 전략적 활용이 부족한 조직도 적지 않았다. 이 두 영역이 동시에 성숙하지 않으면 AX 전체 수준이 올라가기 어렵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조직과 인재 영역의 취약성이다. 기술 도입이나 시스템 구축에 비해, 사람과 조직을 변화시키는 데는 상대적으로 투자가 부족했다. AI를 ‘쓰는 조직’이 아니라 ‘이해하고 활용하는 조직’으로 전환하는 데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산업이 달라도 반복되는 문제
금융, 제조, 인프라 산업은 환경도 다르고 규제와 기술 조건도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X 진단 결과에서는 유사한 고민들이 반복됐다. AI를 어디에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 파일럿은 많은데 확산이 안 된다는 문제, 성과를 어떻게 측정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 등은 산업을 가리지 않고 등장했다. 이 점은 AX가 특정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운영 방식 전반의 문제라는 확신을 갖게 만든 계기였다. 그리고 AX 역량진단이 산업별 세부 모델이 아니라, 공통 프레임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한계
물론 이 모델이 완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가장 큰 한계는, AX라는 개념 자체가 여전히 진화 중이라는 점이다. 기술, 규제, 조직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하나의 진단 모델이 모든 변화를 완벽하게 반영하기는 어렵다. 또한 정량화의 한계도 분명하다. 아무리 정교한 문항과 점수 체계를 갖추더라도, 조직의 문화나 실행력 같은 요소를 완전히 수치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이 모델 역시 ‘정확한 답’을 주기보다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도구에 가깝다. 그래서 이 AX 역량진단 모델은 결과 그 자체보다, 진단 과정에서 조직 내부에 어떤 대화가 시작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점수가 낮다고 해서 실패한 조직은 아니고, 점수가 높다고 해서 안심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진단 결과를 통해 무엇을 인식하게 되었는가다.
10. 이 AX 역량진단 모델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AX 역량진단 모델을 만들면서 가장 경계했던 것은, 이 도구가 또 하나의 보고용 평가표로 끝나는 것이었다. 점수를 매기고, 단계를 나누고, 문서를 남기는 것만으로는 AX가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 모델은 처음부터 어디에 써먹을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설계했다. 실제로 이 모델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1) AX 전략 수립 전 내부 자가진단 도구
가장 기본적인 활용 방식은 AX 전략 수립 이전의 내부 점검이다. 새로운 AX 전략이나 로드맵을 논의하기 전에, 현재 조직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 이 진단이 도움이 된다.
“우리는 데이터가 약한 조직인가, 조직 역량이 문제인가?”
“기술은 있는데 운영이 안 되는 상태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감각이나 경험이 아니라, 구조화된 기준으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전략 회의에서 ‘각자의 느낌’을 조율하는 데 쓰는 에너지를 크게 줄여준다.
2) 컨설팅·과제 기획 전 현황 파악 도구
컨설팅이나 AX 관련 과제를 기획할 때도 이 모델은 유용하다. 많은 과제가 “무엇을 할 것인가”부터 정의되지만, 실제로는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부터 봐야 한다. AX 역량진단 결과는 과제 범위를 현실적으로 설정하는 기준이 된다. 도입기 조직에게 성숙기 수준의 과제를 제안하지 않도록, 반대로 이미 준비된 조직에게 너무 기초적인 과제를 반복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3) 연차별 AX 성숙도 관리 도구
이 모델은 단발성 진단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같은 문항을 기준으로 매년 또는 주요 시점마다 반복 진단을 수행하면, 조직의 AX 성숙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점수 상승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 어떤 영역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지
- 어떤 영역이 정체되어 있는지
- 특정 정책이나 투자가 실제로 영향을 주었는지
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때 AX 역량진단은 관리 도구로 기능한다.
4) 공공·기관 사업 설계 참고 프레임
공공기관이나 유관 기관에서 AX 관련 사업을 설계할 때도 이 모델은 참고 프레임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정 기술 보급이나 단기 성과 중심의 사업이 아니라, 조직의 성숙도 단계에 맞는 지원 구조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단계별로 “지금 해도 되는 것”과 “아직 이른 것”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과 사업이 현장과 괴리되는 문제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11. 엑셀 첨부파일 구성 및 사용 방법
이번 글과 함께 공유하는 엑셀 파일은 점수를 자동으로 계산해 주는 도구가 아니다. 이 파일의 목적은 숫자를 대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AX 역량을 어떻게 해석하고 다음 행동으로 연결할 것인지를 돕는 데 있다. 엑셀 파일은 크게 세 가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1) AX 역량진단 모델 시트
첫 번째 시트는 이번 글에서 설명한 AX 역량진단 모델 문항 전체를 담고 있다. 6대 평가 영역과 세부 문항, 그리고 각 문항별 점수척도(1점~5점)가 정리되어 있어, 조직이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하나씩 점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시트의 역할은 채점표라기보다는 점검 리스트에 가깝다. 각 문항을 읽으며 “우리 조직은 이 질문에 대해 어떤 상태인가”를 논의하고, 그에 가장 가까운 점수를 선택하는 과정 자체가 진단의 핵심이다. 계산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왜 그 점수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내부 대화다.
2) 부문별 단계별 성숙도 참고 시트
두 번째 구성은 부문별 단계별 성숙도를 설명하는 시트다. 경영 및 전략 리더십, 데이터 인프라, AI 기술적용 등 각 영역별로 도입기-발전기-확산기-성숙기-정착기 단계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특징과 상태가 정리되어 있다. 이 시트는 점수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단계가 표시되는 구조가 아니다. 대신, AX 역량진단 모델에서 평가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영역은 지금 어느 단계에 가까운가”, 그리고 “이 단계에서 다음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든 해석 가이드다. 즉, 진단 결과를 바로 행동 과제로 연결하기 위한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
3) 전사 단계별 성숙도 참고 시트
마지막 시트는 전사 AX 성숙도 단계를 설명하는 구성이다. 조직 전체의 평균적인 AX 수준이 도입기인지, 발전기인지, 확산기인지에 따라 전반적인 특징과 주의해야 할 포인트, 그리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준비해야 할 방향을 정리했다. 전사 관점에서 “지금 이 조직이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정리하기 위한 전략적 참고 프레임에 가깝다.
실제 사용할 때의 권장 방식
이 엑셀 파일은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 AX 역량진단 모델 시트를 기준으로 각 문항을 평가한다.
- 평가 결과를 보며 부문별로 강점과 취약 영역을 정리한다.
- 부문별 단계별 성숙도 시트를 참고해, 현재 위치와 다음 단계에서의 과제를 확인한다.
- 전사 단계별 성숙도 시트를 통해 조직 전체 관점에서의 우선순위를 정리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점수 그 자체보다 해석과 선택이다. 이 엑셀 파일은 “몇 점이다”를 알려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돕는 참고 지도다.
실제 사용할 때 주의할 점
이 엑셀 파일을 사용할 때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첫째, 가능하다면 여러 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 좋다. 한 사람의 관점으로 점수를 매기면, 실제보다 왜곡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같은 문항에 대해 서로 다른 점수가 나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진단 결과다.
둘째, 점수 결과를 바로 목표로 삼지 않는 것이 좋다. “내년에 몇 점을 올리자”보다, 어떤 영역을 먼저 개선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이 파일은 완성된 답안지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조직의 특성에 따라 일부 문항을 보완하거나, 내부 용어로 수정해 사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12. 마치며: AX는 아직 진행 중인 변화다
이 AX 역량진단 모델을 소개하면서도, 이 모델이 정답이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오히려 이 모델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질문지에 가깝다. AX 자체가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된 변화이고, 조직마다 처한 상황과 속도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델을 공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많은 조직들이 AX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어디에서부터 점검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 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을 도입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전략·조직·운영·성과라는 더 중요한 질문들이 뒤로 밀려나는 경우도 많았다.
AX는 도입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으로 증명되는 변화다. PoC 하나, 파일럿 하나로 AX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조직이 어떤 관점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데이터를 어떻게 쓰며,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가 바뀌지 않으면 AX는 결국 구호에 그친다.
이 AX 역량진단 모델은 그런 변화를 빠르게 만들기 위한 도구라기보다,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솔직하게 바라보게 하는 장치다. 점수가 낮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그 점수를 통해 어떤 대화를 시작하느냐, 그리고 다음에 무엇을 준비하느냐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과 기관을 진단하면서 이 모델 역시 계속 수정되고 보완될 것이다. 문항이 바뀔 수도 있고, 평가 방식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 변화 자체가 AX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AX는 한 번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진행 중인 상태다.
그리고 이 진단 모델 역시, 그 진행 중의 여정에 함께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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