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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by 진행ing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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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은 모였지만, 신뢰는 쌓이지 않았다

나는 단순히 아동복을 팔려던 게 아니었다.

 

Mardec

그 이름 아래

 

아동복(Mardec Kids),

여성복, 남성복(Mardec Homme),

온라인 패션 매거진(Mardec Pick’s)까지 확장하며,

 

라이프스타일을 담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싱가포르에서 시작해
다시 한국으로 역진출하는 큰 그림도 그리고 있었다.

 

아동복은 그 꿈의 첫 번째 스텝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아이를 키우던 시기였고,
나 역시 자연스럽게 아동복 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1. 제품은 괜찮았다. 구독자도 모였다.

우리는
좋은 원단, 세련된 디자인, 세심한 마감으로 제품을 만들었다.

 

유튜브를 시작했다.
우리가 만든 제품을 세상에 소개했다.

 

놀라운 현상이 일어났다.

 

하루에 구독자가 1,000명, 2,000명씩 늘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독자는 3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좋아요가 폭발하거나, 댓글이 넘쳐나는 건 아니었다.

 

사람들은 '좋아 보인다'고 느꼈을지 몰라도,
진심으로 신뢰하고 움직일 정도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관심은 모였지만, 깊은 신뢰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2. 시장은 움직이지 않았다

구독자는 빠르게 늘어났다.
사이트 방문자도 늘었다.

 

사람들은 제품을 구경했고,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기도 했다.

 

그때 나는 기대했다.
"이제 곧 주문이 들어오겠지."

 

하지만…
장바구니는 채워졌지만, 결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제품에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지갑을 열 정도로 확신하지는 못했다.

 

나는 점점 알게 됐다.

 

관심이 많다는 것과,
실제로 돈을 쓴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
라는 걸

 

팬을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팬이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구경꾼을 만든 것에 불과했다.

 

시장도, 사람도, 조용했다.
내 기대와는 달리,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3. 팬을 만들려 했지만, 신뢰를 만들지 못했다

그때 나는
팬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신뢰가 쌓여야 팬이 만들어지고,
팬이 되어야 비로소 고객이 된다는 것
을 몰랐다.

 

신뢰 없는 관심은
소음처럼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4. 부족했던 것은 단순한 구매 구조가 아니었다

구매 행동을 유도하는 설계는 필요했다.
하지만 그건 신뢰가 쌓인 다음에야 의미가 있었다.

 

내가 부족했던 것은
신뢰를 만들 다리를 준비하지 못한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다.

 

① 오프라인 접점 부재

고가 제품일수록
사람들은 직접 보고, 만지고, 착용해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우리는
오프라인 매장이나 체험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다.

 

스크린 너머로만 보여지는 고가 제품은,
아무리 예뻐도 결국 거리감이 생겼다.

 

② 인플루언서 파워 부재

내가 이미 신뢰를 얻은 인플루언서였다면,
내 이름 자체가 신뢰의 기반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신뢰 자산을 쌓지 못한 상태였다.

 

③ 구매 행동 설계 부족 (신뢰 이후 문제)

멋있어 보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지금 사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런칭 특가, 한정 판매, 구독자 전용 혜택 같은
즉각적인 구매 행동을 유도하는 설계도 부족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부차적이었다.

 

신뢰가 없으면, 아무리 구매 행동을 설계해도 소용이 없다.

 

5. 브랜드는 감성이 아니라 신뢰 위에 세워진다

브랜드는
좋은 로고나 예쁜 사진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브랜드는
"이 제품을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가 쌓일 때 만들어진다.

 

신뢰 없는 감탄은
기억되지 않고, 선택되지 않는다.

 

브랜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믿고 지갑을 열게 될 때 완성된다.

나는 이제 이렇게 준비할 것이다

1) 제품을 만들 때부터 신뢰를 설계한다.

2) 오프라인이든, 개인 브랜딩이든, 신뢰를 쌓을 다리를 먼저 세운다.

3) 팬을 만들려 하지 않는다. 신뢰를 만든다.

4) 신뢰가 쌓인 후에야, 구매를 유도하는 설계를 적용한다.

 

브랜드는 감탄이 아니라 신뢰 위에,
선택이 아니라 믿음 위에 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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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ing
실전형 사업 설계자 · DWAY 대표 · 전 전략기획자
배우고, 부딪히고, 써내려갑니다. 진행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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